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풍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안팎의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22일 중국 공산당이 최근 각 지방에 잇따라 문건을 하달해 ‘시 핵심(核心)’ 이나 ‘시 다다(習大大·시진핑 아저씨)’라는 호칭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공 중앙 명의의 문건은 “‘시진핑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관방 표현에 마음대로 보태거나 바꿔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핵심’이라는 말을 일반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집단지도체제인 중국에서 ‘핵심’은 ‘유일한 최고 지도자’를 의미한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장쩌민 전 주석까지 사용되다 후진타오 전 주석부터 사라졌다. 하지만 올 초 지방 지도자들 사이에서 ‘시 핵심’이라는 말이 등장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시 주석을 칭송하는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요’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졌다.
<뮤직비디오 ‘시집가려면 시다다 같은 사람에게 가세요’>
명보는 소식통을 인용,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말부터 시 주석 개인숭배 문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시다다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 ‘시집가려면 시다다 같은 사람에게 가세요’란 제목의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하자 공산당 선전부는 최근 각 매체에 보도 자제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선전 강화를 주문한 것은 시 주석이 강조한 ‘삼엄삼실(三嚴三實)’이다. 수신(修身)·권한사용·자기 규율에서 엄격하고, 일을 도모하고 창업하고 행동하는 데 진실돼야 한다는는 내용으로 시 주석이 2014년 12차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 회의에서 언급한 것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