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더민주 당권 논쟁

입력 2016-04-22 15:19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관련 논쟁이 과열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경선 불가피론을 주장하는 주류 진영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반면 비주류·온건파 측은 “합의추대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주류 측인 설훈 의원은 22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총선에서 역할을 다했으니 잠시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대선까지 ‘김종인 체제’로 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경선을 안한다는 것은 우스운 얘기”라고 했다. 설 의원은 또 “(4·13 총선에서) 김 대표의 공이라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특히 호남 패배를 언급하며 “김 대표의 셀프공천 및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폄하성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며 “(김 대표가) 셀프공천 이후로 완전히 가버렸다”고도 했다.

주류 측인 부산의 전재수 당선인도 “역량이 검증된 분들이 도전하겠다면 당연히 경선해야 한다”며 “합의추대는 당이 어려운 상황일 때 하는 것인데,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전 당선인은 전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의 잔여임기 동안 당을 이끄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주류·온건파 진영에서는 합의추대 가능성과 전당대회 연기론이 계속 언급됐다. 김부겸 당선인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합의추대를) 배제하지 말되, 전대 출마자들의 견해가 묵살돼서도 안된다”고 했다. 그는 “결론을 쉽게 내지 말고, 어떤 방법이 좋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당선인은 전대를 일정기간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 측은 여전히 김 대표가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76세의 나이에 대표직을 놓고 까마득한 후배들과 경선을 치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가 추대니 경선이니 하는 당내 논쟁에 대해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한 송영길 당선인은 광주 지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총선 민심은 박근혜 정권과 여당의 경제파탄을 심판하고 ‘셀프공천’ 이후 더민주의 난맥상을 심판한 것인데, 합의추대는 정부·여당 심판만 반영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당권 재도전을 고려하고 있는 이인영 의원도 앞서 경선 불가피론을 주장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경선이 진행될 경우 박영선 정청래 의원의 출마도 예견된다.

한편 더민주는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전대준비위와 당 중앙선관위 설치를 의결하고 구성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해 달라고 당무위에 요청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