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이 이날을 ‘히잡의 날’로 정해 학생과 교직원이 히잡을 쓰고 일과를 보도록 권했다고 보도했다.
행사는 대학 '여성주의자 협회'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협회는 “이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학 당국은 성명을 내고 “우리 대학은 설립된 이래로 공개 토론장이자 자유로운 표현의 무대 역할을 했기 때문에 ‘히잡의 날’을 승인했다”며 “그렇다고 대학 당국이 이런 운동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외부에서도 논란이 시작됐다. 대학 내에서 우파정당 국민전선을 지지하는 ‘국민전선 협회’와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인 ‘젊은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중산층 파리지앵들의 도발”로 규정하며 반대 청원을 시작했다.
브루노 르 메르 전 농업부 장관은 트위터에 “히잡의 날에 반대한다. (히잡을 쓰면 얼굴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프랑스에서 여성은 보여야 한다. 개종 반대!”라고 적었다.
학생 수십 명은 학교에서 ‘프랑스에는 99가지 문제가 있다. 히잡은 그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다양한 색깔의 히잡을 나눠줬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 2004년 공공장소나 공립학교에서 머리에 쓰는 히잡과 함께 종교를 드러내는 십자가 또는 터번 착용을 금지했다. 2011년 사르코지 정부는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 착용을 불허했다. 공직자들이 종교에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규정, 공직자의 종교를 드러내지 못하게 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