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용서받지 못한 이수… 이토록 선명한 ‘성매매’ 낙인

입력 2016-04-21 17:14

성매매 파문으로 활동을 중단한 그룹 엠씨더맥스 멤버 이수(본명 전광철·35)의 복귀가 또 좌절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이 결국 무산됐다. 7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나 대중은 아직 그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수의 하차를 어렵게 결정하게 됐다”며 “캐스팅 발표 이후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원작사도 우려를 표하는 등 논란이 확산돼 지속적인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관객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앞서 이수 합류 소식이 전해지자 ‘모차르트!’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서는 이수의 출연을 반대하는 광고비 모금 운동까지 진행됐다. 한 네티즌은 1000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예술 무대에 성매매를 한 유명인이 등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제작사와 공연장 측은 물론 원작자와 라이센스 보유 단체에도 이런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제작사는 이수 출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수 본인이 먼저 포기했다. 이수는 20일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엔 제 자신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자꾸 이렇게 넘어지는 모습만 보여드려 죄송하다. 제 자신이 더욱 미워진다”고 적었다. 사실상 하차를 선언한 것이다. 이후 그는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이수는 지난해 1월 MBC ‘나는 가수다 3’에 출연하려 했지만 그때도 불발됐다. 거센 비난 여론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첫 회 녹화에 참여하고도 출연분이 통편집된 채 하차했다.

당시 이수는 자신의 팬카페에 “그냥 노래를 하고 싶었을 뿐이고 팬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욕하면서 몰래 찾는 불량식품이 아니라 특별할 것 없지만 따뜻한 집밥이 돼주고 싶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로부터 1년쯤 뒤인 지난 1월 여덟 번째 정규앨범 ‘파토스(Pathos)’를 발표했으나 여론은 또 싸늘했다. 타이틀곡 ‘어디에도’가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도 그의 기사에는 비난 댓글이 수두룩했다. ‘미성년자 성매매’가 남긴 충격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수는 2009년 공익근무요원 근무 당시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난 16세 소녀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어 미성년 성매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성매매는 했으나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대 여성의 경찰 진술 내용이 공개되며 더 큰 파장을 낳았다. 그는 “자기(이수)는 룸살롱 같은 데 가면 그런 여자들 다 똑같아서 싫다고, 이런 거(성매매) 되게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수는 2010년 5월 성매매 초범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재범방지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모차르트!' 하차 의사를 밝힌 글 말미에 이수는 “최선을 다해 좋은 음악과 공연 만들겠다. 제 할 일을 꿋꿋이 하겠다”고 전했다. 이 다짐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환영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