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구마모토와 평온 노량진 길거리를 비교해보자…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4-22 00:05
여기 잇단 지진으로 참혹한 피해를 입은 일본 구마모토현의 길거리를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400여 명 이상이 숨지고 20여 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곳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하지 않나요?

집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졌으니 쓰레기가 많이 나왔을 것입니다. 또 이를 치우기도 어려운 상황일 텐데도 정말 거리가 깨끗합니다.



사진을 좀 더 자세히 보시죠.

주민들이 쓰레기를 비닐봉지 등에 넣어 한쪽에 가지런히 쌓아두었습니다. 이불이나 옷가지 등도 함부로 버리지 않았습니다. 잘 개서 봉지에 싼 뒤 똑바로 세워뒀네요. 망가진 집기도 그냥 내버리지 않습니다. 길 가 한쪽에 최대한 붙여 세워 놓았습니다. 차량이나 사람들이 이동하기 편하도록 말이죠.



쓰레기가 쌓여 있어도 거리는 그리 더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길바닥에는 담배꽁초 하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진은 지난 20일 중국의 포털사이트 QQ에 실려 중국 네티즌들의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중국인들은 “일본은 밉지만 존경할만한 나라” “집이 무너졌어도 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하다니” 등의 댓글을 올리며 칭찬했습니다.

자, 그럼 이번엔 우리 한국 수도 서울의 상황입니다.

서울은 땅이 흔들리는 지진의 공포 따윈 없는 평온한 곳입니다. 네티즌 조모씨가 21일 포털사이트에 ‘노량진 공시생들의 인성’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을 보시죠.

조씨는 노량진역과 인접한 한 빌딩의 골목 상황을 찍었습니다. 가장 먼저 골목 주민들이 빌딩 벽에 붙인 커다란 호소문이 눈에 들어오네요.

‘이곳에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 거주민들의 건강 및 생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호소는 통했을까요? 아쉽지만 아닙니다. 골목 곳곳은 담배꽁초로 가득합니다. 하수도 구멍에는 담배꽁초로 꽉 차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워 보입니다.

얼마나 담배를 피웠는지 상인들은 노끈을 묶어 흡연자들을 막으려고 한 것 같은데요. 그러나 노끈은 이미 땅바닥에 떨어져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어도 일본의 구마모토 주민들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비록 큰 피해를 입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된다’는 배려심이 있는 것이죠.

반면 아무런 재해도 입지 않은 서울 노량진의 시민들은 골목 상인들의 호소에도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마구 버렸습니다. ‘너의 고통 따윈 안중에 없다. 내가 담배를 피우고 버리는데 뭔 상관이야’라는 마음이 강한 것입니다.

지진 피해 일본 구마모토와 평온한 서울 노량진의 대비되는 쓰레기 상황,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2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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