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된 돈 인출 전화금융사기 주의

은행에 예금된 돈을 인출시켜 집에 보관하게 한 후 훔치는 등 전화금융사기 수법이 진화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21일 은행 예금 수천만원을 집 안에 보관하게 하고 이를 훔친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21)를 주거침입 및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지난 1월 14일 부산 금정구 남산동의 B씨(74)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돼 은행예금이 모두 인출될 수 있으니 빨리 통장의 돈을 모두 인출해 집안에 보관하라”고 속였다.

B씨가 은행 예금 9500만원을 인출하자 이들은 다시 전화를 걸어 “인출한 현금을 여행가방에 넣어 전화기 옆에 두고, 주민등록증이 도용됐으니 빨리 동사무소로 가서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집 열쇠는 신발 안에 넣어서 현관문 앞에 두라”면서 B씨를 집 밖으로 유인한 후 B씨가 집을 비운 사이 A씨가 집안으로 들어가 현금 9500만원이 든 여행용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훔친 돈을 보이스피싱조직에게 넘기는 대가로 200만원을 받았으며 범행 후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달아난지 보름 후 한국에 다시 입국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CCTV 분석 및 통신수사, 출입국자료 조회 등을 통해 A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해 검거하고 A씨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송금책과 총책 등 공범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절도형 보이스피싱 범죄가 성행하는 등 사기수법이 점점 지능화되고 다양해지고 있어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수상한 전화는 바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