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팔로 만난 인연 ‘출소 두달만에’ 다시 절도

입력 2016-04-21 15:00
교도소에서 펜팔로 인연이 된 남녀 죄수가 출소 후 함께 빈집을 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주택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려한 혐의(특수절도 미수)로 김모(67)씨와 박모(57)씨를 구속하고 김모(50·여)씨와 박모(3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일당은 지난달 23일 낮 12시10분쯤 울산 남구 옥동의 한 상가건물 4층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김씨 등 남성 2명은 미리 준비한 도구를 이용해 현관문을 부수고 침입하는 등 범행을 주도했으며 여성 2명은 밖에서 망을 보는 역할을 했다.

이들은 펜팔로 인연이 돼 만났다. 절도 등 전과 20범인 김모(67)씨는 박모(58)씨와 함께 3년여 전 경기도 일원에서 상습적으로 빈집을 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년형을 선고 받고 안양교도소에 수용된 김씨는 동료 수감자들이 울산구치소 여자 수감자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이씨를 소개받은 김씨는 꾸준히 편지를 교환하며 좋은 관계를 이어갔고, 올해 1월 말 출소해서는 이씨와 연인처럼 지냈다. 이들은 출소 55일 만에 다시 절도를 저질렀다. 김씨는 다시 빈집털이를 계획했고 이씨도 돕겠다고 나섰다.

피해 신고를 받은 경찰은 용의자가 렌터카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확인, 추적 끝에 지난 14일 서울 노원구에서 김씨 등 3명을 검거한 데 이어 경남 양산에서 은신하고 있던 여성 박씨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교도소 출소 후 기초생활수급비 50만원으로는 생활하기 어려워 다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며 “여죄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