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굶고 있다” 北주민 41.6% 영양실조

입력 2016-04-21 12:47


북한의 지난해 총 곡물 생산량이 전년도에 비해 11% 감소한 506만t에 그쳤다고 유엔이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북한 주민의 영양실조 비율도 2000년대 중반에 비해 증가했다.
 유엔이 발표한 ‘대북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 (2016 DPR Korea Needs and Priorities)에서 지난해 북한이 총 506만t (도정 전 기준)의 곡물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11% 감소한 규모로, 최근 2년 간 계속된 가뭄이 곡물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곡물 생산량이 많게는 절반 (51%) 가량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의 식량 배급량도 크게 줄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 1월부터 3월까지 주민 한 명 당 하루 370g의 식량을 배급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에 크게 못 미칠 뿐아니라 유엔의 1인 당 하루 최소 권장량 600g의 61% 수준에 불과한 규모다.
 식량농업기구 세계정보. 조기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동아시아 담당관은 최근 ‘VOA’에, 올해 초 3개월 간 배급량은 과거에 비해서도 크게 줄어든 규모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3년 간 북한의 1, 2, 3월 평균배급량인 405g보다 35g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 410g을 분배했던 것에 비해서는 10% 감소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유엔은 특히 북한 주민의 영양실조 비율이 최근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5-07년 북한 주민의 영양실조 비율은 35.5%였지만 2014-16 년에는 41.6%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세계식량계획 WFP의 ‘2014 사업 중간 검토 보고서’도 북한 주민의 81%가 여전히 영양부족(inadequate food consumption)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또 북한 의료시설 대부분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며, 식수와 위생 시설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이로 인해 5세 미만 어린이 170만 명이 폐렴과 설사 등 질병에 매우 취약하고, 영양 상태도 좋지 않아 사망에 이를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엔은 세계식량계획 등 5개 유엔기구를 비롯해 총 10개 대북 지원기구가 올해 북한에서 식량안보와 영양, 보건, 식수 위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총 1억2천1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엔은 올해 전체 대북 예산 가운에 가장 많은 5천470만 달러를 영양사업에 투입해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250만 명을 치료하고 임산부 50만 명과 수유모에 영양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엔은 영양 지원 다음으로 많은 2천980만 달러가 보건 사업에 필요하다며, 북한 의료기관이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필수 의약품과 백신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