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20달러 지폐 앞면 인물을 현재의 제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에서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으로 변경한다고 2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잭슨 대통령의 초상은 20달러 지폐 뒷면에 자리잡는다고 미 재무부는 덧붙였다.
미 재무부는 또 10달러 앞면 인물로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을 유지하되, 뒷면에 여성참정권 운동가들의 모습을 추가하고, 5달러 지폐 뒷면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엘리노어 루스벨트 같은 인권운동가들의 모습을 추가하기로 했다.
재무부는 2020년까지 이들 지폐 3종의 최종 도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2020년은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뒤 100주년이 되는 해다.
미국 경제전문지 CNN머니는 새 지폐들의 유통 시점을 2030년으로 예상했다.
노예 출신인 터브먼은 자신이 태어난 농장에서 탈출한 뒤 남부의 다른 노예들을 북부로 탈출시키는 일을 하다가 남북전쟁에도 참전했고, 전쟁 이후에는 여성과 흑인 인권운동을 꾸준히 진행했다.
흑인이 미국 화폐 인물로 등장하기는 처음이다. 여성이 지폐 인물로 등장하기는 1891년부터 1896년까지 통용된 1달러짜리 은 태환 증권(silver certificate) 이후 처음이다.
루 재무장관은 “양성 평등에 대한 터브먼의 용기와 헌신은 민주주의의 이상이 구체화된 사례”라며 “여성이 너무 오랫동안 지폐에서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미국 새 20달러 지폐 앞면에 흑인 여성 해리엇 터브먼
입력 2016-04-21 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