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방송인 탁재훈(본명 배성우·48)이 변함없는 재치로 돌아왔다. 명불허전이란 이런 때 쓰는 말인가 보다.
탁재훈은 20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아 머리 아파’ 특집에 김흥국, 이천수, 힘찬(B.A.P)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2013년 11월 불법 도박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활동을 중단한 그의 복귀 방송이었다.
3년 만에 시청자 앞에 선 탁재훈은 “자숙이 끝나지 않았는데 나와도 될까? 나와서 웃겨도 될까? 그런 고민들을 했다”면서 “아직 시청자분들께서 허락해주시지 않았단 생각이라 오늘은 웃길 수가 없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먼저 “물의를 빚어서 정말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다시 나왔다”고 사과했다. 이어 “늘 후회하고 자숙하고 있던 중에 많은 팬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나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 좋은 일 많이 하고 좋은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진솔한 얘기로 말문을 열었으나 그의 개그감은 숨길 수 없었다. MC들이 ‘사과 퍼포먼스’를 요구하자 마지못해 장구 연주와 클럽댄스를 선보였다. 그러는 와중에도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곁들였다. 그의 센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앞서 열린 타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동료들이 너무 재미없어서 나왔다고 했더라’는 MC의 말에 탁재훈은 “그게 아니라 그분들이 재미있는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트렌드인 착한 예능의 흐름대로 나와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활동이 없는 3년 동안 매니저의 월급을 책임졌다는 미담도 전했다. 탁재훈은 “내게는 큰일이었다. 수입이 없는 상태라 매니저 월급을 챙기는 게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 꾸준히 월급을 챙겼다”고 설명했다.
당초 탁재훈의 복귀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땐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라스 방송 이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역시 탁재훈”이라거나 “예능신의 귀환”이라며 반기는 이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