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케리, 리수용 만날 계획 없다"

입력 2016-04-21 08:04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존 케리 국무장관이 유엔을 방문 중인 리수용 북한 외무상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케리 장관이 리 외무상을 만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각에선 리 외무상이 뉴욕 방문 기간 중 케리 장관을 만나 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미국은 이를 부인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며 “대화와 만남을 위해서는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실질적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는 도발적 행동을 멈추려는 북한의 결연한 노력과 의지”라면서 “말과 행동으로 비핵화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야 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덧붙였다.

커비 대변인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임박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강행하면 우리는 또 유엔에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북한의 도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경한 제재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인 추가 제재에 대해서는 “미리 예측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미국은 이 (북핵) 문제에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을 것이며, (대북제재를 위해) 국제사회를 주도하고 움직이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에미리트항공 201편을 타고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22일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파리 기후협정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유엔총회가 열리지 않는 시기에 북한 외무상이 뉴욕을 방문한 전례가 없어 주목을 끌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