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떨어지는 ‘언론자유지수’…한국, 올해도 10계단 하락

입력 2016-04-20 21:01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10계단 하락한 70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 등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50위, 2014년 57위, 2015년 60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2002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6년 31위로 가장 높게 오른 뒤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69위까지 주저앉았다가 이번에 다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RSF는 한국의 언론자유 상황에 대해 “대통령 치하에서 미디어와 정부 당국 사이의 관계가 매우 긴장스럽다”며 “정부는 비판을 점점 더 참지 못하고 있고 이미 양극화된 미디어에 대한 간섭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대 7년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명예훼손죄가 미디어 자기검열의 주된 이유”라면서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공공 토론은 국가보안법의 방해를 받고 있다. 이것 또한 온라인 검열의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언론자유지수를 표현한 세계지도. 색깔이 진할수록 자유지수가 낮다. RSF 홈페이지 캡처



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180개국 중 179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북한 외에 중국(176위), 시리아(177위), 투르크메니스탄(178위), 에리트레아(180위)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일본도 언론이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해 자기검열을 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72위에 머물렀다.

북유럽과 서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핀란드가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네덜란드(2위), 노르웨이(3위), 덴마크(4위), 뉴질랜드(5위)가 상위그룹을 이뤘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오늘날 신기술을 통해 권력자들이 대중에 직접 호소하기가 더 쉬워지면서 독립 정보를 대표하는 자들에 대한 폭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