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승 탈퇴, 차라리 잘됐어” 비스트 팬들의 심정

입력 2016-04-20 17:31 수정 2016-04-20 17:37

보통 아이돌 그룹의 경우, 멤버가 탈퇴하면 팬덤은 요동친다. 현실을 거부하며 울분을 터뜨리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다. 근데 이상하다. 비스트 장현승(27)의 탈퇴를 두고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들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비스트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장현승이 탈퇴한다”며 “팀은 윤두준 이기광 양요섭 용준형 손동운 등 5인 체제로 재정비된다”고 19일 밝혔다.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였으나 팬들은 침착했다. “올 것이 왔다”거나 “차라리 잘됐다”며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동안 적지 않은 응어리가 쌓인 것으로 보인다.

장현승은 4년 전쯤부터 무대 태도가 무성의하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무대 위뿐만 아니라 인터뷰나 방송에서도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됐다. 한 해외 인터뷰에서는 눈을 감고 조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지난해 V앱 방송에서는 계속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계기는 지난해 9월 해외 팬 대상 유료 팬미팅이었다. 장현승은 사전공지 없이 행사에 불참했는데, 그 시각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정체불명의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일반인 카메라에 찍혔다.


여론이 시끄러웠으나 장현승의 피드백은 없었다. 그로부터 한 달쯤 뒤 진행된 V앱에서 이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6년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얼마 전 카페에서 사진 찍혔을 때”라고 꼽으면서 “저도 사생활이란 게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참다 못한 팬들은 지난 2월 인터넷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장현승의 해명을 요구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큐브 측은 “장현승 본인도 최근 제기된 문제점 전반에 대해 모두 인지하고 있다”며 “자신의 태도에서 비롯된 논란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장현승 역시 비스트 공식카페에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불찰”이라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장현승의 불안한 행보는 계속됐다. 스케줄을 소화할 때 멤버들과 따로 이동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또 지난 3월 마카오에서 개최된 큐브 콘서트와 지난 4월 열린 비스트 대만 팬미팅에 잇따라 불참했다. 멤버들과의 불화설까지 고개를 들었다.


결국 장현승은 데뷔 7년 만에 비스트를 떠나게 됐다. 큐브 측은 “장현승과 5인 멤버는 서로 다른 음악적 견해에서 시작된 성격차이를 겪었다”며 “멤버 전원이 오랜 심사숙고를 거쳐 장현승과 합의 결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장현승은 향후 개인 음악작업에 전념하며 솔로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5인조가 된 비스트는 올해 새 음반을 내고 국내외 활동을 이어간다.

팬들은 장현승과 비스트가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지금의 이별이 최선의 결정이었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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