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20일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의지에 대해 “더 중요한 것은 거시적인 구조개혁”이라고 질책한 것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정성장론’을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을 단순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해 경제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19대 국회의원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반적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미세적인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거시적 관점에서의 커다란 (산업) 구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주장하면서도 사회적 안전망부터 갖춰야 한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구조개혁론을 내세워 색깔을 달리한 것이다.
안 대표는 또 “지금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창업 정책도 지금처럼 금융정책으로 갈 것인지 산업정책으로 전환할 것인지, 그런 큰 담론들 아래에서 계획들이 필요하다는 말”이라며 “더 이상 늦추면 커다란 (경제) 위기가 닥칠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공정성장론을 통해 산업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문어발식’ 구조의 대기업을 글로벌 전문 대기업으로 재편해 한 분야에 집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툴 대기업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게 안 대표의 생각이다. 대신 국가의 연구개발비는 중소·중견기업에 집중시켜 독일식 ‘히든 챔피언’을 육성하는 방안도 구조개혁론에 포함돼 있다.
한 국민의당 당직자는 “안 대표는 그간 성장의 세 가지 축으로 구조개혁, 신산업전략, 북방경제 추진을 주장했다. 그리고 공정성장론의 각론을 꼼꼼하게 다듬어 왔다”며 “특히 경제 분야에서 더민주를 압도하고 정부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통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안철수,구조개혁 카드 꺼낸 배경은
입력 2016-04-20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