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호남 참패는 더민주 역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반증"

입력 2016-04-20 16:21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페이스북 화면

더불어민주당 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을 대표하는 이인영 의원이 20일 4·13총선 호남 참패와 관련해 “아프지만 더민주 역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호남민심도 일차적이고 기본적인 것은 ‘경제를 망치고도 오만과 불통의 국정을 운영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한 선거’라는 대의를 추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도 “(호남에서) 야권의 기득권으로 오만했음을 심판받았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그 말대로 더 혹독하게 자성하면 국민은 우리를 차선도 아닌 차악으로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어 “지도부와 저를 비롯한 책임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뼈저린 반성과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같은 글에서 ‘김종인 합의추대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구성될 지도부를 추대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인을 (대표로) 만드는 방식은 절대 시도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비상상황도 아니고 우리 당이 그 정도로 형편없지는 않다고 믿는다. 누구든 자신의 비전과 성과로 당의 미래를 위해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그것을 막을 수 없으며 막아서도 안된다”고 했다. 이어 “당이 반성과 각오를 통해 새 출발을 할 기회를 봉쇄하고 민주적 방식을 어기고 권위주의적이고 과거지향적인 방식으로 특정인을 추대하고 절대권력을 맡기는 것은 민심을 역행하는 일”이라며 “당원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이제 막 작은 기대를 보낸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라 지적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최근 ‘김종인 지도부’에 대한 주류 진영의 감정적 비판에 대해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김 대표와 비대위는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이어진 우리 당의 현 지도부이며, 총선을 지휘하는 역할을 했던 지도부였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도외시한 채 문제를 인신공격이나 개인감정적 발언으로 상황을 몰고 가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며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는게 당파나 정당성을 차치하고 질서 없이 벌어지는, 또 예의 없어 보이는 막발과 비방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