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합의추대론 일단 수면 아래로...카드는 살아 있다

입력 2016-04-20 15:53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전당대회 경선 불가피론이 거듭 나오면서 ‘김종인 합의추대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차기 대표에 추대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견도 있어 논란의 불씨는 살아있는 상태다.

정장선 당 총무본부장은 20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추대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무리하게 할 사항도 아니고,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라고 말했다. 김영춘 비대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추대도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이제 그런 시기가 지났다”며 “경선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동안 합의추대 관련 언급을 아꼈던 김 대표도 오전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나는 합의추대 얘기를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는데, 왜 이런 논란이 생기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대표 추대에 대한 공감대도 점차 형성되고 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선에 나서겠다는 사람들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말 못하지만, 사석에서는 합의추대를 얘기하는 의원들이 제법 많다”며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면 중론이 모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 본부장도 “경선으로 갈지, 추대로 갈지,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여지를 열어놨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전당대회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원내대표 경선과 국회의장단 구성 논의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다루지 않았다고 한다. 당대표 선출 논란을 수습하고 당 안팎 여론 추이를 지켜보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여론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