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수리 사기로 종교인 수백명 등친 사기범 구속

입력 2016-04-20 11:08 수정 2016-04-20 11:25
수도권 일대 종교시설을 돌며 가전제품을 수리했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종교인 수백명을 등친 A씨(49)가 구속됐다.

20일 경기도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가전제품 AS기사’ 행세를 하며 교회 및 사찰 상대로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리했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상습사기)를 받고 있다.

A씨는 2007년 1월부터 최근까지 9년간 수도권 일대 종교시설 관계자 등 상대로 냉장고, 온풍기, 정수기 등의 고장 신고를 받고 왔다며 수리하는 척하거나 부품을 교체했다고 속여 수리비 명목으로 200여회에 걸쳐서 31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정수기회사 AS 기사로 근무 시, 신앙심이 깊은 종교인들은 부품을 교체했다고 속여도 의심하지 않았고, 시설 관리자가 없으면 신도나 스님이 대신 수리비를 준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00전자 AS, 사업자번호’가 날인된 간이영수증을 만들어 한번에 10만∼26만원을 받아 챙겨 달아났다.

A씨는 편취한 돈을 자녀 대학등록금, 학원비, 생활비, 보험료, 자동차 구입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작업용 장갑을 착용하고 범행 후에는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이용해 CCTV가 없는 지역으로 도주하는 등 치밀하게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경찰은 A씨가 수백회 범행했다는 진술과 압수한 오토바이가 6년 동안 15만㎞를 주행한 점 등을 토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