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2급인 조원영(26)씨의 아픔은 태어난 지 두 달만에 시작됐다. 복부에서 시작된 원인 모를 암은 희귀암이 몸의 다른 부위로 전이됐고 청각 장애와 저시력 장애까지 생겼다. 7살 때까지 어린이 원영이의 일상은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받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견뎠고, 특수학교를 거쳐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모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그러나 18살이 돼 만나게 된 사회는 더 어려웠다. 처음 도전한 일은 통신사의 핸드폰 개통업무였다. 어려워도 4년을 성실히 일하며 버텼지만, 업무 특성상 의사소통의 장애는 큰 벽이였다. 조씨는 “열심히 했지만, 일하면서 남은 건 사람들의 가시돋힌 말과 마음의 상처였다”고 말했다. 그러던 조씨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 우연히 들른 한 까페에서 원두를 내리고 특이한 향이 나는 커피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주는 바리스타의 모습에 매료된 것이다. 조씨는 2014년 장애인 바리스타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20일 조씨는 꿈이 아닌 현실 속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한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지하에 문을 연 카페 ‘드림 스페이스(Dream Space)’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게 된 것. 드림스페이스는 효성 ITX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행복두드리미가 근로복지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과 협업해 탄생한 공간이다. 공공기관 내에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열린 최초의 사례기도 하다.
드림스페이스에는 조씨 외에도 중증 장애인 4명이 더 일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정규직 바리스타다.
조씨는 “까페를 찾는 모든 분께 맛있는 까페라테를 드리고 싶다”면서 “원두 본연의 맛으로 승부하는 아메리카노와 달리 까페라테는 우유의 함량, 물의 온도를 조절하는 바리스타의 능력에서 맛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며 ‘자신있게’ 웃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장애 딛고 꿈 펼치는 사람들, 카페 '드림스페이스' 바리스타 조원영씨
입력 2016-04-20 11:16 수정 2016-04-20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