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R "삼성 SAT는 한국 국가시험"

입력 2016-04-20 09:45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이 지난 17일 치뤄진 삼성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험을 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에 견줘 다뤘다. 19일(현지시간) '한국의 중요한 시험에 삼성 SAT를 추가하라'는 제목의 방송에서다. 

 삼성 입사시험의 공식명칭인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를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꼭 치러야 하는 SAT에 교묘히 연결시켜 취업 지원자들이면 누구나 치러야 한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이다.

 방송은 "이날 전국 각지의 시험장에서 10만 명의 응시자들이 2시간 동안 논리 수학 역사 과학 등 사실상 모든 것에 관련된 160개의 까다로운 문제들과 씨름했다"면서 한국에서 최대 기업인 삼성 직원은 지위의 상징이라고 전했다.

 내년 봄 삼성에 관한 책을 준비중인 제프리 케인은 "한국에는 이 같은 시험이 또 있다. 취업자들은 편안한 직장을 구하기까지 이같은 시험을 계속 치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NPR은 이런 관행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케인은 "입사시험은 유교의 이상과 맞닿아 있다"면서 "특히 한국에서 입사시험은 기업들이 가장 뛰어난 인재를 뽑기 위함이 아니라 직원들의 이기심을 깨뜨리고 팀으로 묶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은 기율이 엄격한 군대와 같다"면서 "시험은 직원들을 평준화하는 첫 단계로서 기능하며, 다음에는 기존 시스템에 동화시키기가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NPR은 홈페이지에 '삼성에 들어가려면 뭐가 필요하나'라는 별도 기사를 통해 삼성 공개채용 시험에 출제된 10개 문항을 영어로올려 시청자들이 풀어보도록 했다. '정(正)' '오(誤)'도 알 수 있게 했다.  그 중 한 문제는 이렇다. ' 한 회사 남자 직원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10% 감소했다. 여자 직원의 수는 15% 증가했다. 현재 이 회사 직원의 수는 182명이다. 작년에 남자 직원의 수가 여직원 보다 20명 더 많았다면 올해 여자 직원의 수는 얼마인가?'

 답은 92명이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