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골적 '대만 왕따시키기'

입력 2016-04-19 20:55 수정 2016-04-19 21:00
대만 외교부 국제기구 국장(왼쪽)이 기자회견을 열어 OECD 회의장에서 대만 대표를 쫓아낸 사건에 대해 중국에 항의하고 있다. 출처=대만중앙통신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의 차기 총통 당선 이후 중국이 대만에 대해 노골적인 ‘왕따’ 공세를 펴고 있다.
대만은 무역 대표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위원회 회의 도중 중국의 항의로 쫓겨났다고 19일 말했다.
 대만은 OECD에서 정식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참관국) 지위를 가지고 있다. 대만 대표단은 전날에도 제강 생산력에 관한 벨기에 회의에 대화 파트너로 참가했다.
 그러나 중국 대표단이 대만의 지위를 문제 삼으며 회의장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고 대만 관영 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전에 열린 같은 수준의 여러 회의에 같은 자격으로 참가해왔다”며 중국이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앞서 케냐 당국이 대만 국적의 금융 사기범 45명을 추방할 때 대만이 아닌 중국으로 보내도록 유도해 대만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대만 당국은 해외 체류 국민들의 법적 사안에 대해 서로 개입하지 않아온 지금까지의 관행과 양해를 깬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교가에서는 독립 성향이 있는 민진당 차이 총통 당선인의 다음 달 취임을 앞두고 중국 측이 ‘길들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양안 관계가 급속히 악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