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의 죄' 등 독립신문 미공개본 5개호 발굴

입력 2016-04-19 20:42

“우리는 일찍부터 전 임시 대통령 이승만 씨의 무상(無狀)한 행동에 대해 많은 공분을 가졌으나 그를 엄중히 성토하지 않았다. (중략) 그러나 이승만 씨는 조금도 감오(感悟)가 없이 더욱더욱 그 몰상식 비인격한 행위를 감행했다.”

1926년 10월 23일 발행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獨立新聞) 195호 6면 기사 ‘이승만의 죄’ 중 일부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 기사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지난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발굴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98호까지 발행된 독립신문 가운데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9개호 중 177∼180호, 195호를 찾아냈다. 박물관은 이들 자료를 포함해 독립신문 194개호를 복제한 영인본 자료집을 최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미공개 호에는 임시정부가 워싱턴에 설치한 외교기관인 구미위원부에 대해 폐지령을 내렸으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를 묵살하면서 불거진 갈등 양상, 임시정부를 지원하던 만주 지역 독립운동 단체들의 다툼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담겼다.

1919년 중국 상해에서 발간된 독립신문은 독립운동가들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펼치는 장이었다. 또한 국내외 독립운동 소식을 전하던 창구 역할을 했다.

이번에 발행된 자료집은 1∼100호, 101∼198호, 해제와 기사 목록 등 세 권이다. 실물에 가깝도록 컬러 도판으로 인쇄해 신문의 상태와 색감, 인쇄 수준을 알 수 있다.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미공개 자료를 포함할 뿐 아니라 기존에 발간된 영인본보다 보존 상태가 좋아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