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 질병 등으로 하나 뿐인 자식을 잃은 중국 실독자(失獨子) 부모 1000여명은 전날 베이징 시내 국가위생·계획출산위원회 앞 노상에서 시위를 벌였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한 자녀 정책을 공식적으로 없애고 모든 부부가 두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1979년부터 지난해까지 둘째 출산을 금지했고 강제로 낙태수술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
아사히 신문은 베이징 시내의 경비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1000명 규모의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실독자'라고 쓴 흰색 모자를 쓰고 "(실독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항의했다. 중국 정부는 자녀를 잃은 가정에 월 10만 원 가량 보조금을 주고 있다.
시위대는 1개월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참가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5월 실독가정(失獨家庭) 부모 180명이 "둘째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노후에 자식에게서 봉양을 받을 수 있는 이익을 잃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한 자녀 정책을 준수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희생한 것"이니 1인당 최고 약 60만 위안(약 1억1000만원)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1심인 제1 중급법원과 2심인 고등법원은 "국가의 정책조정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법원이 소송을 접수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 인민법원에 불복신청을 내는 절차를 밟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