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선교국 평화통일위원회(평통위)는 19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에서 ‘급변하는 남북관계,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평통위 부위원장인 김영대(부천 꿈마을엘림교회) 목사는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정부정책에 따라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통일운동’을 벌일 시점”이라며 “한국교회는 (북한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보살피는 일이 성도의 의무임을 계속 강조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펼칠 수 있는 통일운동 프로그램을 하나씩 열거했다. 통일을 염원하는 대대적인 기도운동, 교회마다 탈북가정 한 가구씩을 맡아 복음을 전하는 ‘입양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교회 차원에서 ‘통일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천주교는 1992년부터 성당마다 예산의 3%를 통일기금으로 적립한다”며 “한국교회도 북한선교와 기독교 인재양성을 위해 예산의 일정 비율을 통일기금으로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정권 성향에 따라 대북정책 기조가 달라진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작인 1998년부터 10년간 화해와 교류를 통한 평화증진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과거 10년은 화해와 평화의 흐름이 급격히 냉각되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서독은 20여 년간 정권이 교체되어도 통일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했다”며 “통일에 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 일관되고 지속적인 전략과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성서적 관점에서 통일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를 전한 뒤 “이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도전이자 과제가 되는 것은 반목과 증오의 역사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원수지간’으로 이어져 내려온 남북 관계를 ‘이웃지간’으로 바꾸는 사마리아인의 사랑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성 월드비전 북한사업팀장은 한국교회가 참고할 수 있는 월드비전의 대북사업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월드비전은 1994년부터 다각적인 대북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에 씨감자사업장 국수공장 빵공장 등을 설립해 식량난 해결에 일조했고 다양한 구호활동도 펼쳤다.
이 팀장은 “통일은 제도의 통합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합과 조화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며 “이 과정에 통합의 매개자로서 한국교회와 기독NGO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는 사랑을 통해 실현된다”며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실천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포럼은 평통위의 발족을 알리는 출범식이기도 했다. 기감 선교국 노덕호 부장은 “기감 서부연회가 대북사업에 중점을 뒀다면 평통위는 평화통일 관련 정책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통위 위원장인 박신진(삼척제일교회) 목사는 환영사에서 “우리 모두는 담을 헐어 모두가 하나가 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증오와 대결보다는 평화를 주장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일”이라며 “남북의 교회가 일치하는 귀한 일에 헌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기감 평통위 "새로운 통일운동 전개하자"
입력 2016-04-19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