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개그맨 마타요시 나오키(36)가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었다. 국내에서도 개그맨 소설가가 탄생했다. 지난 달 출간된 장편소설 ‘루루’(정인)의 작가 ‘용킴’이 한 때 유명했던 개그맨 김용(50·사진)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책은 국내 출간 전 태국과 베트남에 판권이 팔려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작가 ‘용킴’의 정체는 베일 속에 싸여 있었다. ‘루루’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이구용 KL매니지먼트 대표는 19일 “‘루루’의 작가 ‘용킴’이 개그맨 김용”이라며 “개그맨이라고 하면 편견을 가지고 소설을 보지 않을까 싶어 김용씨가 가명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루루’는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을 한 주인공이 딸과 만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에 한국 소설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저자가 누구인가보다 작품 자체가 갖는 매력이 중요하다”면서 “‘루루’는 성전환자라는 캐릭터도 독특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고, 어떤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더라도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은 10년 전에 이 소설을 구상한 뒤 오랜 시간을 들여 작품을 완성했다. 개그 대본을 직접 쓰면서 글쓰기의 매력을 느꼈다는 김용은 2000년대 초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못한 남자, 인간 한 번만’이란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용은 앞으로도 용킴이란 필명으로 소설을 계속 발표할 계획이다. 다음 작품도 이미 구상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김용은 1985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출발해 당시 인기 개그 프로그램이었던 ‘유머 1번지’ 등에서 활약했다. 개그맨 활동을 접은 뒤에는 요식업을 하기도 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소설가가 된 개그맨, 김용
입력 2016-04-19 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