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선로에 추락했던 게 아니라 투신한 것이 맞다.”
배창호(63) 감독이 지난해 6월 지하철 승강장 사고에 대해 뒤늦게 입을 열었다.
18일 서울광장에서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한국영화 100년 사진전’에 참석한 배창호 감독은 “투신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눈을 떠보니 열차 바퀴 밑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배창호 감독은 선로 가운데 쓰러진 상태로 전동차가 몸 위로 지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가벼운 부상에 그쳤으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때는 굉장히 흥분한 상태였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배창호 감독은 “2007년부터 예수의 일대기에 대한 시나리오를 썼는데, 지난해 2월 시나리오 집필을 마무리하고 3개월 동안 작품에 대한 부담감으로 수면 장애가 심하게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과연 이 영화를 만들 자격과 믿음이 있는지에 대한 강박과 혼란이 극심했다”고 덧붙였다.
배창호 감독이 10년여간 준비 중인 이 작품은 외국 배우 캐스팅을 염두에 둔 종교 영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사고 이후 많은 영화 팬들의 성원과 관심에 큰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1982년 첫 연출작 ‘꼬방동네 사람들’을 내놓은 배창호 감독은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기쁜 우리 젊은 날’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 영화를 다수 선보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배창호 감독 “지하철 추락사고, 투신한 거였다” 고백
입력 2016-04-18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