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남방큰돌고래 삼팔이 고향 제주바다에서 출산

입력 2016-04-18 15:15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다 자연으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가 고향 제주바다에서 번식에 성공한 사실이 밝혀졌다.

제주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돌고래 연구팀은 3년 전 제주 앞바다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삼팔이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삼팔이는 최종 방사 직전 찢어진 가두리를 탈출해 다른 돌고래들보다 먼저 야생 무리에 합류하면서 관심을 모았었다.

연구팀은 “삼팔이와 새끼 돌고래가 ‘어미-새끼 유영자세'로 헤엄쳐 다니는 장면을 여러 차례에 걸쳐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후 4∼6개월 정도의 새끼 돌고래가 삼팔이 옆에 붙어서 헤엄쳐 다니고 있었고, 이러한 모습이 하루에도 4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어미-새끼 유영 자세’는 물살을 헤쳐야 하는 자식의 수고를 덜고,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어미돌고래의 전형적인 행동이다.

연구팀은 돌고래 등지느러미의 각도와 상처 등을 통해 개체식별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삼팔이와 함께 헤엄치던 새끼 돌고래가 모두 같은 개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방큰돌고래는 10대 중반에 번식 가능한 성체가 되기 때문에 삼팔이(13~15살 추정)는 이번에 처음 출산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크다.

돌고래 연구팀의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무엇보다 수족관 돌고래를 야생으로 돌려 보내 멸종위기종 보전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다.

지난 3년간 제주 앞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는 모두 5마리다. 제돌이·태산이는 수컷이며, 삼팔이·춘삼이·복순이는 암컷이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