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귀한 딸” 만성신부전 40세 환자 첫 아이 순산

입력 2016-04-18 11:31
신장이식을 받은 40대 여성이 만성신부전과 노산을 극복하고 첫 아이를 순산했다.

18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으로 7년째 혈액투석 중인 김모(40)씨가 지난달 22일 1.9㎏의 건강한 여자 아이를 출산했다.

김씨는 임신 35주 4일 만에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해 분만 6일 만에 퇴원했다. 김씨와 남편 홍모(46)씨는 결혼 9년 만에 얻은 첫 아이의 이름을 ‘혜강’으로 지었다.

병원 측은 만성신부전은 난치병으로 혈액투석 치료까지 받는 환자가 임신을 하고 건강하게 출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한 보고 내용을 인용해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임신한 경우는 2.3%에 불과하고, 61%가 조기유산을 했으며 태아의 발육부진도 42~90%에 이르고, 태아생존율은 23~52% 정도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만성신부전으로 진단 받고 신장이식을 했다. 그러나 다시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2009년부터 혈액투석 중이다.

투병중이어서 아이에 대한 꿈도 꾸지 못했던 김씨는 지난해 임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기쁨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었지만, 노산의 첫 임신인데다 혈액투석을 하고 있어 태아는 물론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병원 측은 산모가 임신중독의 증후가 보이지 않고, 태아의 발육상태도 양호하여 잘 관리하면 정상적인 출산을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엿보여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의료진은 산모의 건강을 위해 한번에 4시간 정도 걸리는 혈액 투석 시간을 줄이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대신 뱃속 태아를 위해 투석 횟수를 주 3회에서 5~6회로 늘렸다. 또한 조혈호르몬 투여량을 늘려서 빈혈을 없애고, 산모의 체중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등 찾아온 생명을 지키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양수 과다증이 생겨서 양수를 제거하였고, 조산기가 있어서 지난 1월 엔 입원 치료를 했다. 입원 중 자궁경부무력증 수술을 시행하기도 했다.

산모와 의료진 모두 정성과 주의를 기울인 결과, 아이는 주수를 모두 채운 뒤 태어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산부인과 이정헌 교수는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건강하게 출산하여 다행스럽고,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해 기쁘다”고 말했다. 강명재 병원장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준 산모와 의료진께 큰 박수를 보낸다”며 “김씨의 성공적인 출산은 관심과 사랑이 주는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워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