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운전자가 도주하는 가장 많은 이유는 ‘음주운전’이었다.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사실이 발각될까 봐 사람을 치고도 줄행랑쳤다는 것이다. 뺑소니 피해자 10명 중 6명은 멀쩡히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이었다.
경찰청은 올해 1분기 뺑소니 사고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간 발생한 뺑소니는 18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307건) 줄었다.
경찰은 이 중 97.0%인 1812건의 가해 운전자를 검거했다. 지난해 뺑소니 운전자 검거율은 95.0%였다. 지난해 1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크림빵 뺑소니’ 사건 이후 경찰은 뺑소니 운전자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뺑소니 사망사고는 27건으로 지난해보다 11건(28.9%) 줄었다. 사망사고 가해 운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검거됐다. 뺑소니 사고가 줄면서 1분기 기준 부상자도 지난해 3380명에서 2767명으로 18.1% 줄었다.
뺑소니 운전자가 도주하는 이유는 ‘음주운전’이 386건으로 가장 많은 20.7%를 차지했다. ‘처벌이 두려워서’라고 답한 경우인 211건(11.3%)의 1.8배 수준이다. 이어 무면허 88건(4.7%), 공포심 79건(4.2%), 무보험 18건(1.0%) 등의 순이었다.
뺑소니 발생 시간은 야간인 오후 8시~새벽 0시 사이가 28.1%인 5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심야인 새벽 0시~4시는 20.3%(381건)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두 시간대에 발생한 뺑소니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뺑소니 중 사람을 치고 달아난 경우는 510건으로 27.3%였다. 나머지 72.7%(1359건)는 차량과 충돌한 사고다. 사망 뺑소니는 66.7%(18건)가 사람을 직접 친 경우였다.
보행자 뺑소니 중에선 횡당보도를 건너던 사람을 친 경우가 60.2%(307건)였다. 뺑소니 피해자 상당수가 횡단보도라는 점 때문에 안심하고 길을 건너던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음으로는 길 가장자리 등을 걷다 뺑소니를 당한 경우가 35.3%(180건)였다. 무단횡단을 하다 뺑소니를 당한 사례는 4.5%(23건)에 불과했다.
경찰은 올해 1분기 뺑소니 사고 중 61건을 해결하는 데 각각 도움을 준 신고자들에게 모두 2545만원을 신고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처벌 무서웠다” 뺑소니 이유 5명 중 1명이 음주운전
입력 2016-04-18 09:45 수정 2016-04-18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