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17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에인절스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4로 앞선 8회말 1사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한 타석 먼저 밟은 오스왈도 아르시아(25)에 이어 연속으로 나온 백투백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같은 회부터 마운드를 밟은 에인절스 세 번째 투수 조 스미스(32)의 5구째를 퍼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는 125m.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측정한 박병호의 홈런 타구 비거리는 140.8m였다. 담장 뒤로 15m를 더 날아간 대형 홈런이었다.
트라웃은 박병호의 홈런이 폭발한 순간 하늘을 보면서 타구를 쫓았다. 하지만 가운데 담장에 거의 도달했을 땐 포기하고 멈췄다. 박병호의 홈런이 얼마나 큰 궤적을 그렸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우리나라 야구팬들은 환호했다. SNS에선 “박병호가 빅 리그에서 통했다” “중견수 어리둥절행” “하늘을 보고 타구를 쫓던 중견수가 우뚝 멈춘 장면에서 왠지 짜릿했다” “박병호와 이대호가 은근하게 홈런 경쟁을 벌이는 것 같아 재미있다”는 응원이 쏟아졌다.
140.8m는 2010년 개장한 타깃필드 사상 다섯 번째이자 지난 5일 개막한 메이저리그의 30개 구단을 통틀어 두 번째에 해당하는 홈런 비거리다. 박병호에겐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 원정경기(3대 4 패)에 이어 메이저리그 2호 홈런이다. 당시 커프먼 스타디움 왼쪽 담장을 넘어간 홈런 타구는 132m를 날았다.
박병호는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미네소타는 6대 4로 승리해 2연승을 질주했다. 박병호는 “공이 방망이에 잘 맞았다. 담장을 넘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람 덕에 비거리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의 폴 몰리터(60) 감독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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