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답지 않은' 메르켈, 터키 대통령 조롱한 자국 코미디언 수사키로

입력 2016-04-15 23:52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조롱한 독일 코미디언 얀 뵈머만에 대해 15일(현지시간) 검찰 수사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언론 탄압을 하는 터키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전하면서 “뵈머만이 유죄라는 의미가 아니라 개인의 권리가 우선인지, 언론의 자유가 우선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법부의 영역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앞서 뵈머만은 공영 ZDF TV의 토크쇼에서 에르도안의 얼굴이 작게 들어간 터키 국기 앞에서 에르도안이 어린이 포르노를 보면서 소수민족과 기독교인을 탄압한다는 내용의 시를 낭독한 바 있다.

이에 터키 정부가 독일에 뵈머만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메르켈의 이번 결정은 부당함에 거세게 항의해온 그녀의 과거 행보에 비춰 ‘메르켈답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조치로 에르도안의 자국내 언론 탄압을 정당화시켜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