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내가 잠을 자지 않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화가 나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죽인 70대 남편이 “아내가 문턱에 걸려 넘어져 죽었다”고 거짓 신고했지만 들통나 구속됐다.
15일 강원도 삼척경찰서는 아내 A씨(73)를 때려 숨지게 한 B씨(70)를 상해치사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3시50분쯤 아내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얻어맞은 A씨가 뒤로 넘어지면서 문턱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숨을 멈추자 “아내가 넘어져 죽었다”고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 얼굴과 머리에 맞은 듯 한 멍 자국을 확인하고 단순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피하출혈과 머리에 생긴 멍 자국으로 볼 때 폭행이 의심되며 가해자 주먹에도 흔적이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B씨를 끈질기게 추궁한 끝에 “아내 병간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중 순간 욱해서 때렸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삼척=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치매 아내 살해 후 "아내가 넘어져 죽었다" 거짓 신고한 비정한 남편
입력 2016-04-15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