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수단 미사일 발사 이유와 추가발사가능성

입력 2016-04-15 16:51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3000㎞ 이상)을 발사해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려던 북한의 야심찬 계획은 15일 일단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말 이수용 북한 외무상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을 압박하려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오히려 체면을 구긴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은 물론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기습 발사하거나 5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 외무상의 방미와 다음달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도발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어 당분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 고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올 들어 스커드 계열 단거리 미사일과 신형 300㎜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릴레이 도발’을 이어왔다. 이날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구 소련제 R-27(SS-N-6)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복제한 것이다. 구 소련 미사일 기술자들이 대거 북한으로 유입돼 제작에 참여했다. 각종 시뮬레이션 자료도 충분해 시험발사도 하지 않고 실전 배치할 만큼 북한이 기술력을 자신했던 미사일이다. 이동식 발사대(TEL)에 장착돼 사전탐지나 발사 후 보복사격도 쉽지 않아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날 발사 실패로 인해 뜻하지 않게 기술적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사 후 초기 상승 단계에서 폭발했다면 추진제와 산화제가 배합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무수단 미사일은 추진제로 비메탈하이드로진(UDMH)을, 산화제는 적연질산을 쓴다. 미사일 발사 직전에 이뤄지는 산화제 주입과정에서 제대로 배합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 메인 엔진과 보조엔진 연결에 문제가 있어 자세제어에 실패해 엔진분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중거리 미사일의 연료배합 및 압력조절, 자세제어 등이 쉽지는 않다”며 “북한도 어려움에 부딪힌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달 18일 발사한 노동미사일 2발 가운데 한발도 공중에서 폭발했었다.

하지만 한번의 시험발사 실패만으로 무수단 미사일의 기술적 한계를 단언하긴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미사일 전문가는 “선진국들도 통상 10번 중 2번 정도는 실패한다. 그동안 북한은 비교적 실패율이 낮았던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이언 매키언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보는 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 “한·미는 사드 배치에 대한 공식협의를 하기로 결정했으며 한국 총선 결과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 사령관은 “북한 KN-08이 핵탑재물을 미 본토 대부분에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손병호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