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지금부턴 ‘체키아’로 불러줘?

입력 2016-04-15 14:19 수정 2016-04-15 17:22

동유럽 국가 체코 공화국(Czech Republic)이 나라이름을 바꾸는 걸 검토하고 있다. 현재의 국명이 이전에 소속돼 있던 체코슬로바키아나 주변국 슬로바키아, 혹은 체첸 등과 혼란을 빚어왔다는 이유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루보미르 자오랄렉 체코 외무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한 나라가 혼동되는 이름을 가진 건 좋지 않다”며 국명수정 계획을 밝혔다.

체코 공화국은 그간 종종 이름 때문에 엉뚱한 곤욕을 치렀다. 지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당시 체첸 출신인 용의자의 국적이 발음상 유사성 때문에 체코인 것으로 잘못 퍼져나가 외교당국이 정정을 요구한 적도 있다.

새 국명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는 체키아(Czechia)가 가장 유력하다. 체코 정부는 새 이름을 유엔에 정식 등록할 계획까지 밝혔다. 자오랄렉 외무장관은 본디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팀 유니폼에도 체키아라는 국명이 새겨지길 원했으나 이미 ‘체코 공화국’으로 디자인이 끝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키아라는 이름도 혼동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이름과 별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찬성자들은 이 이름이 영어로 읽을 시 발음을 알기가 더 쉽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힘내라 체키아’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이 이름이 라틴어를 기원으로 1634년부터 쓰여 왔다고 주장한다. 밀로 제만 대통령 역시 지난 2013년 이스라엘을 방문할 당시 국명을 ‘체키아’로 이미 사용한 바 있다.

체코 공화국은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가 벨벳 혁명을 통해 소비에트연방 지배에서 벗어난 뒤 분리독립된 나라다. 이를 반대했던 바츨라프 하벨 체코 초대 대통령은  분단의 기억 때문에 생전 영문으로 ‘체코’라 불리는 국명 사용을 개인적으로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