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승리한 정치인이 한 명 있습니다. 지역주민들과 한 100여개가 넘는 약속을 하나하나 다 기억해 기입한 정치인인데요. 야권 지지층까지 감동시킨 모습은 선거 공학이나 위압, 네거티브가 아닌 ‘진정’과 ‘정성’이었습니다.
이정현의 선거 홍보자료입니다. “광장토크에서 듣고, 민원사랑방에서 받은 민원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해결하겠다”는 약속이 담겨있습니다. ‘매곡동 게이트볼장 확장’에서부터 ‘순천 수영장 개·보수’ ‘중앙동 옷장 쓰레기 처리 시설’ 같은 세세한 주민들의 요청사항들로 빼곡합니다. “마을회관에서 자고, 자전거로 찾고, 저 이정현이 해결하겠습니다”라는 제목 아래에는 100여개가 넘는 공약들로 가득했습니다.
국민들을 움직인 건 “나는 누구하고 친한데” “널 고소할거야” “저를 안 찍으면 나라가 망합니다” 같은 으름장이 아니었습니다. 국회의원이 마저 생각 못할 세세한 지역의 불편사항들이었습니다. 이 불편사항들은 특정 이익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었고, 농로 정비사업과 같은 서민들의 바람일 뿐이었습니다.
네티즌 여론 전체를 어느 특정 이익단체의 조작으로 몰아가는 풍토는 문제가 있습니다. 설혹 그런 경우가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행복’이나 ‘정의’와 같은 가장 아래층의 작은 바람으로 이어집니다.
14일 네티즌 여론은 이정현 의원을 칭찬하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타후보들도 지역구 주민들과의 소통은 대단히 열심히 했다” “고생한게 느껴졌습니다” “지역구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주민들과 얘기하고 그러다보니 구석구석 뭐가 문제인지 알죠, 저정도 정성이면 당선될 수 있습니다” 같은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고압이나 으름장이 아닙니다.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의 ‘사랑’ 혹은 ‘진심’입니다. 그런 사회가 되길 이번 총선으로 염원합니다. 또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