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발트해에서 폴란드군과 합동훈련 중인 미군 구축함에 러시아 전투기 등이 초근접 비행을 시도해 양국 사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군은 이번 일을 러시아군의 ‘모의공격’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미 해군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1일과 12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러시아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폴란드 인근 발트해 공해 상에서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도널드 쿡(DDG 75)에 수차례에 걸쳐 근접비행 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에 따르면 먼저 11일 오후 3시쯤에 폴란드군 헬기를 갑판에 착륙시키고 있던 도널드 쿡 구축함에 비무장 수호이 SU-24 전투기 2대가 접근했다. 전투기 중 1대는 약 9m 거리까지 접근해와 수면에 파문을 남기기도 했다. 러시아 전투기가 위협적인 거리까지 근접하자 미군은 훈련을 즉각 중단했다.
이튿날인 12일 오후 5시쯤에도 러시아 카모프 KA-27 헬릭스 헬기가 구축함에 7차례 선회비행을 했다. 이어 약 40분 뒤 수호이 SU-24 전투기 2대가 나타나 11회 저공 근접 비행을 했다. 미 해군은 이들이 영어와 러시아어로 된 경고방송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들 전투기와 헬기가 접근할 당시의 사진과 영상도 일반에 공개했다.
이번 사건은 바다에서 위협적 행위를 금지한 양국의 1973년 협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인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이 같은 도발에 대해 “공해 및 국제공역 상 군사훈련 규범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이번 일을 ‘사소한 사고’로 치부했다.
최근 들어 러시아군은 미군에 비슷한 도발을 빈번히 감행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에도 태평양 공해상에서 러시아 투폴레프 TU-142 폭격기 2대가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에 근접 비행해 미군 전투기가 급히 출격한 적 있다. 같은 해 6월에는 크림반도 인근 흑해 상에서 러시아 수호이 SU-24 전투기 1대가 미 구축함에 약 500m 가까이 근접 비행한 일도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