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의 바닷바람에 여자프로골프 톱랭커들도 휘청거렸다. 14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개막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 첫날. 하와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인 이 대회는 오전부터 강하게 부는 바람에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특히 핀에 가까이 붙이기 위한 아이언샷의 거리와 방향 조절이 힘들었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은 그린을 6차례나 놓치면서 그린 적중률 66.7%에 그쳤고, 페어웨이를 지킨 드라이버샷은 5차례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23·미래에셋)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와 3위인 장타자 렉시 톰슨(21·미국)과 같은 조에서 자존심 맞대결을 펼친 끝에 판정승했다.
세계랭킹 5위로 한국 선수들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김세영은 첫날 버디 5개, 보기 2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기록, 공동 선두 이민지(호주), 모리야 주타누간(태국)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랭크됐다. 김세영은 전반에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13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13번 홀(파5)에선 3번째 샷을 핀에 바짝 붙여 버디를 낚았고, 14번 홀(파5)에선 3.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이어 15번 홀(파4)에서도 3m 버디 퍼팅으로 동반자들을 따돌렸다.
반면 리디아 고는 김세영에 2타 뒤진 1언더파 71타 공동 1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평소 정확한 아이언샷을 자랑하는 리디아 고였지만 하와이의 강풍에 이날은 그린 적중률 55.6%에 그치며 고전했다. 2번 홀(파4)부터 티샷 OB를 내면서 더블 보기를 적어내는 등 전반에만 2타를 잃은 리디아 고는 후반에 3타를 줄였지만 김세영에 미치지 못했다.
렉시 톰슨은 장타가 돋보였지만 짧은 퍼트가 수차례 홀을 외면하면서 고전했다. 퍼트수가 무려 34개였다. 5번 홀(파5)에서는 드라이버샷을 무려 354야드나 날려 이글을 기록했지만 11번홀(파4)에서는 4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내기도 했다. 이글 1개, 버디 3개를 작성했지만 더블보기 1개, 보기 6개로 3오버파 75타 공동 78위로 미끌어졌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하와이 강풍에 혼쭐 난 선수들. 김세영, 리디아 고에 판정승
입력 2016-04-14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