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A형 간염 기승…10명 중 4명 '항체 있는지 몰라'

입력 2016-04-14 13:40 수정 2016-04-14 13:43

전염성 높은 A형 간염이 4~5월에 크게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는데,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항체 보유 조차 모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3~2015년까지 A형 간염 환자가 1월 5.6%, 2월 8.6%, 3월 10.7%, 4월 11.2%, 5월 11.4%로 5월까지 꾸준히 상승하다 6월 9.5%를 시작으로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12월이 되면 4.7%로 낮아졌다.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 간염 바이러스(HAV)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을 말한다. 전염력이 매우 높아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조개류 등을 먹을 때 감염된다. 밀집된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 집단 발생할 수 있다. A형 간염 환자와 접촉한 가족이나 친지들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봄철 A형 간염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야외 활동이나 해외 여행이 많아지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늘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의 특징은 어릴 때 감염되면 가벼운 감기 정도로 앓고 지나가는데, 성인이 되어 걸리면 그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는 점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평균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전신피로감, 근육통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구역질이 나타나 감기 몸살이나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그 후 소변 색깔이 콜라색처럼 진해지면서 눈 흰자위가 노랗게 황달을 띠게 된다. 심하면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사망할 수도 있다.

비에비스나무병원 소화기내과 서동진 원장은 “초기에는 감기와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감기증상이 있으면서 식욕저하, 피로, 온몸에 힘이 빠지는 권태감이 심하고 속이 울렁거리는 경우 한번쯤 A형 간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다행히 급성간염만 일으키고 만성간염으로 진행하지는 않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입원하여 안정을 취하고 약물치료를 하면서 회복될 때까지 경과를 보아야 한다.

A형 간염은 예방이 중요하다. 식사 전이나 음식을 조리하기 전, 화장실 이용 후,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날것이나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특히 지하수나 약수같은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죽는다.

A형 간염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예방백신을 한 번 접종한 후 6~12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긴다. 하지만 A형 간염 백신 접종은 커녕, 자신에게 A형 간염 항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 비에비스나무병원이 지난해 3~5월 환자 3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이 A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지 아닌지 모른다는 사람이 41%로 집계됐다. 또 A형 간염 항체생성을 위한 예방백신을 맞았냐는 질문에도 ‘모르겠다’는 답변이 43%에 달했다.

‘항체가 없어서 백신을 맞았다’는 답변은 17%에 불과했고, ‘항체가 없는데도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답변은 23%를, ‘항체가 있어서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답변은 16%를 차지했다.

‘항체가 없는데도 예방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에 대해 질문한 결과, ‘필요성을 못느껴서’가 42%, ‘귀찮아서’가 36%, ‘비용상의 문제’가 1%, 기타 이유가 20%로 분석됐다.

서 원장은 “A형 간염 항체 여부는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바로 결과를 알 수 있다”며 “항체가 없다고 확인되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기존에 간질환이 있는 경우나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방백신을 꼭 맞을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