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실시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지역구 당선인 253명 가운데 직업이 변호사로 등록된 당선인은 13명(5.1%)이다. 이들 가운데에는 화제를 낳은 당선인이 많았다.
전현희법률사무소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는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인식되던 서울 강남을에서 예상을 깨고 51.46%를 득표, 당선됐다. 경남 통영이 고향인 전 당선인은 치과의사 출신으로 최초로 사법시험을 통과한 법조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고문변호사로도 일하며 의료법과 관련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더불어민주당의 금태섭 후보는 총선 막판 서울 최대 격전지로 꼽힌 강서구갑에서 최종 당선됐다. 금 당선인은 서울중앙지검 검사 재직 시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하는 법’이라는 기고문을 게재해 주목받기도 했다. 당선 직후에는 “수사 기관에서 조사받는 힘없는 분들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 은평구갑에서 당선, 여의도에 입성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후보는 ‘세월호 변호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의 법률대리인으로 일한 이력 때문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에서 활발히 활동한 그는 2009년 야간집회금지 헌법 불합치 판결, 2011년 차벽 위헌판결을 이끌기도 했다.
격전지로 꼽힌 경기 수원을에서 당선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수원지검 검사 출신이다. 백 당선인은 노무현재단 기획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새누리당 최교일 후보는 경북 영주·문경·예천에서 당선됐다. 이 지역구는 장윤석·이한성 의원까지 ‘검사 3파전’ 경선이 치러졌던 곳이기도 하다.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출신 새누리당 곽상도 후보는 대구 중남구에서 금뱃지를 달았다. 광주에서는 광주지검 부장검사, 광주지법 부장판사 이력을 내민 국민의당의 김경진, 송기석 후보가 서구갑과 북구갑에서 각각 당선됐다. 전남에서는 법무부 검사 출신 국민의당 이용주 후보와 서울행정법원 판사 출신 국민의당 손금주 후보가 여수시갑과 나주시·화순군에서 각각 당선됐다.
여당 성향이 강한 부산 연제구에서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도 변호사다. 가난한 집안 형편에 고등학교를 4년 만에 마치고 우여곡절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 ‘흙수저 신화’를 쓴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후보는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 재선을 꺾었다. 김 당선인은 “소외된 이웃과 청년이 좌절하지 않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변호사 출신 대거 여의도 입성, 파란의 주인공들
입력 2016-04-14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