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5표, 111표, 989표. 3개 선거구 모두 각각 1000표도 차이 나지 않았다.
13일 치러진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북 전주의 3개 선거구는 모두 마지막까지 피를 말리는 승부를 펼쳤다. 새벽까지 선거 관계자들은 물론 많은 시민들의 진땀을 흘리게 한 총선에서 정동영 전 의원이 재기에 성공하고, 새누리당에서는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정운천 후보가 당선했다. 지역 내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먼저 정운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가 3파전을 벌인 전주을 선거구는 종이 한 장 차이의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정 후보는 2위인 최 후보에 한때 2000표 가까이 앞섰지만, 막판 맹추격한 최 후보에게 몰려 111표로 신승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 후보는 ‘야당의원 열 몫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세 번째 도전 만에 뜻을 이뤘다. 초박빙 승부를 지켜보며 밤늦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던 지지자들은 당선이 확정되자 “정운천, 정운천”을 연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정 당선인은 “전주시민의 위대한 선거혁명에 머리 숙여 감사를 올린다”며 “야당의 외발통 정치가 종식되고 여·야 쌍발통정치가 시작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여당 의원으로서 예산 확보,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쏟겠다”며 여당 의원 역할론을 강조했다.
정치 재기를 노린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와 재선에 도전한 더민주 김성주 후보가 대결을 벌인 전주병 선거구도 박빙 승부를 벌였다.
결과는 엎치락뒤치락 끝에 정 후보가 989표 앞서며 학교(전주고·서울대 국사학과)와 정치 후배인 김 후보를 따돌렸다. MBC 기자로 일하다 1996년 화려하게 정치에 입문하며 이 지역구에서 2번 연속 전국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던 정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4선에 성공했지만 마지막까지 손의 땀을 닦아내야만 했다.
정치적 고향인 전주로 돌아온 정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자 차분하게 지지자들과 기쁨을 나눴다. 정 당선인은 “전북도민께서 상처 입고 넘어진 제 손을 다시 잡아 주셨다. 저에게 일을 더 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무겁게 받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전북 정치를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야권 통합과 연대에 나서 호남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의 삶에 뿌리내린 진정한 야당, 정통 야당을 재건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더민주 김윤덕 후보와 국민의당 김광수 후보가 맞붙은 전주갑 선거구에서는 김광수 후보가 현역인 김윤덕 후보를 795표 차이로 누르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김광수 후보는 한때 2000표 가까이 표 차이를 벌렸으나, 무섭게 쫓아온 김윤덕 후보의 막판 기세를 간신히 누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2.7%나 앞섰던 김윤덕 후보는 아쉬움을 삼키고 재선의 꿈을 4년 뒤로 미뤄야 했다.
김 당선인은 “오늘 저의 당선은 저만의 기쁨이 아니라 바른 선택을 한 현명한 전주시민의 승리”라면서 “서민을 위한 바른 정치를 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도의회 의장을 역임한 김 당선인은 “실천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으로 전북 정치를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 세워 전북의 자존심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피말리는 승부 펼친 전북 전주 - 3개 선거구 모두 1000표 이내 진땀
입력 2016-04-14 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