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사전투표제도 도입에 힘입어 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보다 4%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을 겪은 대구 지역은 저조한 투표 참여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총 유권자 4210만398명 중 2443만2533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58.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의 투표율(54.2%)보다 3.8% 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러나 초반 투표율은 저조했다. 투표 시작 1시간이 지난 오전 7시 투표율이 1.8%에 그쳐 같은 시간 19대 총선 투표율인 2.3%를 밑돌았다. 이후로도 투표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고, 낮 12시에는 19대 총선 동 시간대 투표율과의 격차가 -4.4%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선관위는 “선거 당일 아침부터 비가 내렸고, 일부 황사도 나타나 투표장을 찾는 사람이 적어 투표율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오후가 되면서 비가 그치고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도 늘어나면서 투표율은 급속히 상승했다. 지난 8∼9일 실시된 사전투표의 투표율 12.2%와 재외·선상·거소투표의 투표율이 본격 반영된 오후 1시 투표율(37.9%)은 19대 총선의 같은 시간 투표율(32.4%)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오후 3시에는 투표율이 46.5%까지 오르며 사전투표가 처음 실시됐던 2014년 6회 지방선거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46.0%)도 넘어섰다.
선관위는 최종 투표율이 기대를 모았던 60%대에는 못 미쳤지만, 19대 총선은 물론 6회 지방선거(56.8%)보다 높아진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선관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선거구 획정이 늦어졌고, 공천을 둘러싼 잡음으로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투표율”이라며 “사전투표제도가 전체 투표율을 4~5% 끌어올린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역별 투표율은 사전투표 열기가 그대로 이어졌다. 사전투표율이 18.85%와 17.32%로 전국 17개 지자체중 1, 2위를 차지했던 전남과 전북은 투표율도 각각 63.7%, 62.9%로 1, 3위에 올랐다. 반면 사전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던 부산(9.83%)과 대구(10.13%)는 투표율도 낮아 대구는 54.8%로 전국 최하위를 차지했다. 여당 공천파동의 진원지인 대구는 무소속 후보 출마가 많았던 곳으로 여당 지지층의 투표 회피 현상이 투표율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의 투표율도 55.4%에 그쳐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그 외 세종(63.5%) 광주(61.6%) 울산(59.2%) 등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여야가 접전을 벌인 수도권의 경우 서울이 59.8%로 전국 평균 투표율을 넘어섰다. 그러나 경기(57.5%), 인천(55.6%)은 평균 투표율을 밑돌았다.
선관위는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가 다시 투표를 시도하다 적발된 사례가 3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당시 투표자들의 신분 확인을 위해 확보해 보관 중이던 신분증 스캔자료 등을 통해 이들의 사전투표 참여를 사전에 차단했다. 선관위는 “본인 확인을 위해 보관 중인 정보는 투표가 종료되면 곧바로 폐기한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총선 투표율 60% 육박, 여당 공천파동 겪은 대구는 전국 최하위 머물러
입력 2016-04-13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