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조만간 북한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북한의 이동식 ICBM 미사일 움직임에 관한 CNN 보도내용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북한의 추가적인 ICBM 발사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난달 15일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제1비서는 당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 기술시험에 성공했다”며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 탄도로켓(미사일) 시험발사를 곧 단행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제1비서의 직접 지시인만큼 북한 군부가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사거리 3000~5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이나 사거리가 6000㎞가 넘는 KN-08 또는 이를 개량한 KN-14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은 북한이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 실전배치해 이번 기회에 성능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 무수단 미사일은 태평양 미군기지인 괌을 타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사거리를 갖고 있다. 미국에겐 위협적인 수단이다.
이와 함께 재진입체기술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재진입체 기술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난 뒤 목표물 타격을 위해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할 때 발생하는 고열과 충격을 이겨내는 고난이도 기술이다. 북한은 무수단급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기술은 확보했지만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의 재진입체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거리가 6000㎞가 넘는 장거리 미사일은 재진입시 7000도 이상의 고열을 이겨내야 한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무수단 발사를 통해 재진입기술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과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N-08이나 이를 개량한 KN-14를 시험발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N-08이나 KN-14는 사거리가 최소 6000㎞에서 1만㎞가 넘는다. 미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로 실제 발사시 북한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270호의 정면 위반뿐만 아니라 미 본토에 군사 도발을 한 셈이 돼 미국의 대북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교란용으로 이동식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노출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통해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이동식 ICBM을 실제 발사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군은 이동식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동식 미사일은 고정식 미사일과 달리 발사 징후를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게다가 기습적인 발사와 발사 후 위치 이동이 수월해 군사정찰위성으로도 제대로 포착하기 힘들다. 사전대비와 사후 보복이 쉽지 않은 셈이다. 북한은 노동미사일을 포함해 200여대의 이동식 발사대(TEL)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북한 추가탄도미사일 발사가능성...이동식 미사일 위험성
입력 2016-04-13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