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출판인인 김언호(71·사진) 한길사 대표는 해외에 나갈 때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 지역의 유명 서점이다. 서점은 “한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이자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지난 수십 년간 찾아다닌 외국의 유명 독립서점들을 정리해 ‘세계서점기행’을 최근 출간했다.
책은 사진집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사진이 가득하고 고급스럽다. 보통 책보다 가로 세로가 각각 1.5배 큰 판형에 600쪽이 넘는다. 김 대표는 “요즘 종이책이 새롭게 화려해지고 있다”며 “전자책으로는 흉내 내지 못하는 종이책의 매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책은 유럽 서점 7곳, 중국 서점 6곳을 비롯해 미국 대만 일본 한국에 있는 총 22개 서점을 소개한다. 800년 역사의 교회를 서점으로 개조한 네덜란드의 도미니카넌 서점에서 시작되는 기행은 여행자들을 위한 서점으로 불리는 영국의 돈트 북스, 20세기를 빛낸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파리의 명소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등을 거쳐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끝난다. 그 뒤로도 16개 서점 사진들이 이어진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사진으로 보는 세계의 아름다운 독립서점들
입력 2016-04-13 0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