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매년 초등 6학년(만 12세) 여학생은 희망할 경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어릴 때 접종 받으면 평생 면역이 생겨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어린 나이에 백신을 맞는 게 안전한지 걱정한다. 일본에선 부작용 논란으로 일부 백신 접종자들이 집단소송을 추진 중이다. 반면 우리 보건 당국은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는 “6월부터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과 ‘서바릭스’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은 만 12세다. 다만 시행 첫 해인 올해엔 만 13세인 중학교 1학년 여학생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접종 대상자를 44만명으로 예상하고 예산 158억원을 배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포함한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등으로 논란이 있지만 일본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등의 공식 조사에서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부인종양학회도 이달 초 “백신 접종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 없다”고 했다.
2007년 6월 국내 시판된 가다실은 4가지 유형의 ‘휴먼파필로마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 생식기 사마귀 등에 예방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았다. 접종 연령은 9~26세 여성과 남성이다. 2008년 7월 허가받은 서바릭스는 2가지 유형의 HPV에 따른 자궁경부암 발생을 막아주는 것이 입증됐다. 9~25세 여성에게 효과가 있다. 두 백신 제품은 해당 연령대에 3회 맞으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 9~13세는 2회 접종만으로도 동일 효과를 얻는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9~13세는 2회 접종으로도 가능해 비용 효과적 측면이 있고, 대개 13세를 지나면 예방 접종률이 떨어지는 점 등을 감안해 국가예방접종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다실은 1회 접종에 15만~18만원, 서바릭스는 12만~15만원을 내야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유모(41)씨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우리 아이는 올해 무료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학부모가 주변에 적잖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지난달 말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여성 4명이 전신통증, 보행장애, 저림 같은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일본 정부와 백신 제조 회사인 머크사프앤돔(MSD),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초등6학년 우리 딸,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괜찮을까
입력 2016-04-1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