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난적 이란 또 만났다

입력 2016-04-12 19:31
사진=뉴시스

‘슈틸리케호’가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여정에서 난적 이란을 또 만났다.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6위)은 12일(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만다린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식에서 이란(42위), 우즈베키스탄(66위), 중국(81위), 카타르(83위), 시리아(110위)와 함께 A조에 묶였다. 이란을 제외하면 특별히 까다로운 상대가 없어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이라는 분석이다.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FIFA 랭킹에서 아시아 1위에 올라 있는 이란과 조 선두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회 연속 맞붙는 악연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은 이란과의 상대 전적에서 9승7무12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1년 1월 아시안컵 8강에서 이긴 이후 최근 3연패 중이다. 한국은 2012년 10월 테헤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0대 1로 패한 데 이어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홈경기에서도 0대 1로 졌다. 2014년 11월 18일 테헤란에서 치른 친선경기에서도 0대 1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최근 10년 동안 이란과 10차례 맞대결을 벌여 1승4무5패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 할 부분은 한국이 6차례 이란 원정을 떠나 2무4패로 부진했다는 것이다.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다. 고지대와 열악한 잔디 상태 그리고 현지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등으로 한국은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슈틸리케호’도 2014년 11월 18일 원정 평가전 당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패배를 당했다.

이란의 유럽파 공격수 레자 구차네자드(29·찰턴), 카림 안사리파르드(26·오사수나), 사르다르 아즈문(21·FC 루빈 카잔)은 특히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다.

이란은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에서 이라크에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 패했지만 강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C조 조별예선에서 바레인(2대 0 승), 카타르(1대 0 승) 아랍에미리트(1대 0 승)를 연파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이란은 주장 자바드 네쿠남(36·오사수나)의 조율 아래 빠른 공수 전환 능력을 펼쳐 보였다.

한국이 그러나 3번 포트에서 까다로운 중동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우즈베키스탄을 만난 것은 행운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상대 전적에서 9승3무1패로 앞서 있다.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패배 이후 12경기에서 9승3무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그러나 안심할 순 없다. 한국은 지난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전반 14분과 후반 14분에 터진 손흥민의 연속골로 우즈베키스탄을 간신히 꺾었다. 지난해 3월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선 구자철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대 1로 아쉽게 비겼다.

한국이 4번 포트의 아랍에미리트와 중국 중 중국을 만난 것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17승12무1패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 아랍에미리트보다는 가까운 중국 원정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카타르와 시리아도 중동의 ‘다크호스'로 꼽히기는 하지만 크게 부담스러운 상대는 아니다.

한편 B조에서는 호주(50위), 일본(57위), 사우디아라비아(60위), 아랍에미리트(68위), 이라크(105위), 태국(119위)이 포진했다. 호주와 일본이 1, 2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등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어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