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사건은 최근 종영한 tvN의 ‘시그널’이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루면서 다시 주목을 끌었습니다.
특히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활동하는 ‘아재’들이 가장 열성적으로 밀양 사건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의협심으로 똘똘 뭉친 회원들은 실제 사건의 끔찍했던 피해 상황을 공유하며 분노했고 급기야 일부 가해자로 지목됐던 44명의 신상정보를 퍼나르기도 했습니다.
애초 보배드림 회원들의 비난은 가해자들을 옹호했던 글을 남겼다 밀양의 경찰공무원이 된 여성 황모씨에게 집중됐습니다. 강간범들을 옹호한 사람이 어떻게 시민을 보호하는 경찰이 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황씨를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 황씨가 경찰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경찰청에 강력 항의했는데요. 황씨는 경찰청 공지를 통해 “7년 전 고등학교 시절 철모르고 올린 글이지만 피해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당시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저는 2004년 12월경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 받는지 조금도 생각지 못하고 친한 친구의 싸이월드 방명록에 잘못된 글을 올렸다”고 적었습니다.
황씨가 경찰에 합격하면서 성폭행 피해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합격수기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에는 사건에 연루된 조모씨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씨는 지난 3월초 보배드림 게시판에 밀양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지만 자신은 강간범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그는 자신의 사건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사건기록에는 ‘성폭력범죄의처벌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 등)’ 등 세 가지 죄명에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벌을 받았다는 점과 ‘청소년의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청소년강간 등)’의 혐의에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 적혀 있습니다.
보배드림 회원들은 분노를 삭이지 못했습니다.
강간의 경우 당시에는 친고죄였으니 피해자와의 합의로 신고를 면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일부 네티즌은 ‘조씨는 강간에 가담했으나 합의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것’이라면서 “강간은 했으나 합의했을 뿐 혐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는 식의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이 와중에 조씨의 신상정보가 낱낱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조씨는 이후 피해 여학생측과 합의를 한 적이 없으며 강간을 하거나 망을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피해 여학생과 가해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맺는 현장에 나는 없었다 △가해 여학생들이 피해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고 술을 마셨다는 내용은 들었으나 어떠한 위협과 강간행위를 했다는 건 듣지 못했다 △가해 학생들이 피해 여학생을 간음할 때 망을 보지도 않았다. 현장에 없었다 △피해여학생과 어떠한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다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보배드림 회원들은 그러나 조씨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고, 조씨는 결국 네티즌 10여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그는 강간범이라는 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파혼까지 당해야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조씨가 명예훼손으로 네티즌들을 고소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보배드림 회원들은 더욱 분노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사건을 전면 재수사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천안거북이’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밀양 집단 성폭행 재수사 요구 서명운동’이라는 제목을 글을 올리고 가해자 44명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실제로 그는 다음 아고라에 청원을 올린 상태인데요. 청원은 오른 지 만 하루도 안 돼 1800여명의 네티즌의 동참을 얻을 정도로 그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충격적인 집단 성폭행 사건의 결말이 과연 어떻게 날지 우리 모두 지켜봐야 겠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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