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오리무중-수도권 승부는 선거 당일까지 계속된다

입력 2016-04-12 16:04

4·13 총선 전날인 12일까지 수도권 판세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여야가 총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것도 지역구 253개 의석 중 48%인 122석이 몰려 있는 수도권 표심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각 당은 수도권 초접전지 30여곳의 승패는 막판 부동층 움직임과 선거 당일 누가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낼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은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전만 해도 수도권 122개 지역구 중 100곳 이상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져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65석 이상을 가져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 갈등이 공천파동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 뒤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공표 금지 전에 발표된 각종 조사를 종합하면 새누리당이 승리할 수 있는 의석수는 55석 정도로 줄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55~60석을, 국민의당과 정의당·무소속이 나머지를 삼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판세 변화는 정확히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새누리당의 “한번만 더 용서해달라”는 ‘읍소 전략’이 분노한 지지층을 달랜 점과 수도권 야권단일화가 대부분 실패한 점이 막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어찌됐든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때 수도권 의석 112곳 중 서울 16, 경기 21, 인천 6 등 43석(38.4%)을 얻은 결과보다는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더민주는 19대에 당시 민주통합당이 얻은 65석(58%)을 지키는 게 힘들어 보인다.

각 당의 수도권 막판 전망도 여전히 조심스럽다. 새누리당은 구체적인 수도권 의석 확보 전망을 피한 채 “박빙지역 40곳 중 30여 곳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는 분석만 내놨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수도권 같은 경우 2%에서 5% 차이로 판가름이 나는 곳이 굉장히 많다”고 “30여 곳의 수도권 박빙 지역 투표 결과가 전체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수도권 30여 곳 중 서울은 10여곳이 초박빙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역대 수도권 선거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르게 여야 중 한 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막판 지도부 유세도 수도권 박빙지역에 집중했다.

더민주는 수도권 122곳의 선거구 가운데 45곳은 우세, 30여 곳은 경합지로 보고 있다. 서울은 강북과 강서 지역을 중심으로 17개 지역구가 우세, 종로를 비롯한 15~16개 정도를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경기는 25곳 정도를 우세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경합은 15곳 내외로 계산했다. 인천은 4곳은 확실한 우세, 2곳은 경합지로 판단했다.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교차투표,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막판 야권 표 쏠림 현상 등이 수도권 승부의 주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현상이 미풍에 그치면 전체 100석을 획득하기 어렵지만, 만약 바람을 일으킨다면 100석을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당 지지율이 상승세인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최대 5석까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역인 서울 노원병 외에 서울 관악갑(김성식), 중·성동을(정호준), 경기 안산상록을(김영환)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한장희 최승욱 문동성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