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기호 3번 찍으면 1번이 됩니다”

입력 2016-04-12 16:02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에서 재차 사과의 뜻을 드러낸 뒤 “국민의당에 투표하는 것은 새누리당을 돕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충북 유세현장에서 “가짜 야당이 아니라 진짜 야당 뽑아야 한다”며 국민의당을 정면 겨냥했다. 국민의당 상승세가 호남을 넘어 수도권까지 내다보는 만큼 적극 견제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12일 광주 남구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광주시민, 전남·북 도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의당에 투표하는 것은 정권교체와 멀어지는 길”이라며 “어부지리는 안 된다. 갈라지는 표는 새누리당의 것”이라고 했다. 지난 8~9일 호남 방문 때 국민의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과 달리 노골적으로 당명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대통합을 이루지 못했고 정권교체를 해 내지 못했다. 저의 죄가 크다”며 거듭 광주 시민에게 사과했다. 앞서 전남 순천에서 열린 노관규 후보 지원유세에서도 호남 민심에 사죄한다는 의미로 맨바닥에서 큰절을 올렸다.

다만 문 전 대표는 ‘호남홀대론’에는 적극 반박했다. 그는 광주 광산구 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에서 열린 여성 노동자와의 만남 자리에서 “(호남홀대론은)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전당대회 때 호남분과 경쟁하니 ‘문재인이 호남 홀대의 주범이다 인사학살 했다’고 한 것이다. 저를 공격하는 프레임”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제주에서 충북을 거쳐 수도권까지 국토를 종단하며 막판 선거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열린 합동유세현장에서 “야당답지 않은 야당을 선택하면 새누리당만 어부지리를 얻는다”며 “새누리당 일당독재를 막으려면 더민주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했다. 야권 지지자들의 새누리당 견제심리를 자극해 국민의당으로 분산된 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진영(서울 용산), 유기홍(서울 관악갑) 후보 등을 도운 뒤 첫 선거유세가 시작된 종로에서 정세균 후보 지원유세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광주=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