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김기덕 감독이 있다. ‘맨발의 청춘’의 원로 김기덕과 ‘피에타’의 중견 김기덕이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류재림)은 4월 14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마포구 시네마테크KOFA(상암동)에서 1960~70년대 한국영화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던 원로 김기덕 감독의 대표작을 모아 ‘영원한 영화 청년, 장르 영화의 장인 김기덕 감독전’을 연다.
‘한국영화사의 르네상스 시기’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아직 장르적 다양성이 자리 잡지 못했던 1960년대에 김기덕 감독은 ‘맨발의 청춘’ ‘대괴수 용가리’ ‘영광의 9회말’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장르 영화의 저변을 확대했다.
4월 14일 개막식을 비롯해 14편의 대표작 상영과 함께 김기덕 감독이 직접 참여하는 부대행사가 마련된 이번 감독전은 한국영화사의 뜻 깊은 장면들을 짚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상영 일정은 영상자료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3153-2053).
김기덕 감독은 1961년 ‘5인의 해병’으로 첫 메가폰을 잡은 후 1970년대 후반 무렵까지 70여 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한국영화 흥행 보증수표로서 영화 산업을 주도했다. 전쟁영화부터 청춘영화, 멜로드라마, 스포츠 영화, SF 영화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한국영화에 다채로운 색을 입혔다.
첫 연출 데뷔작이자 ‘전쟁영화’라는 장르를 한국영화계에 이입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5인의 해병’(1961), 아카데미 극장 개봉 당시 23만 관객을 동원하며 청춘 영화 신드롬을 일으킨 ‘맨발의 청춘’(1964), 한국 SF 괴수영화의 효시가 된 ‘대괴수 용가리’(1967),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탄생한 스포츠 영화 ‘영광의 9회말’(1977)까지 상영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1960년대 흥행 보증수표 김기덕 감독 ‘맨발의 청춘’ 등 대표작을 한 자리에
입력 2016-04-12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