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전술이야” 반 할 ‘4차원 작전’에 뿔난 맨유 팬들

입력 2016-04-11 18:27 수정 2016-04-11 18:38
AP/뉴시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무력한 패배를 빚은 감독의 의아한 전술 때문이다.

맨유는 10일(현지시간) 영국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2위 토트넘홋스퍼(이하 토트넘)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력 차를 드러내며 0-3으로 대패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이날 경기는 초반 뚜렷한 우세 없이 진행됐다.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 해리 케인이 지휘하는 토트넘 공격진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을 지켜온 맨유의 골문을 좀체 공략하지 못했다.

문제는 0-0으로 전반을 마치고 나서 벌어졌다. 루이 반 할 맨유 감독은 전반 무난한 활약을 한 유망주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를 벤치에 앉히고 지난 1월 이후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애쉴리 영을 중앙 공격수로 내보냈다. 영의 주 포지션이 측면 윙이나 수비수인 점을 고려하면 의아한 결정이다.

팬들은 중앙 공격수 역할이 더 익숙한 앙토니 마샬을 영의 전문 포지션인 왼쪽 측면에 배치한 채로 이런 결정을 내린 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이 익숙한 후안 마타 역시 오른쪽 측면에서 뛰었다. 맨유는 후반 들어 첫실점을 허용한 뒤 공격을 서두르다 수비까지 붕괴하며 7분만에 3골을 내준 채 무너졌다.

맨유 팬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 할 같은 천재만이 할 수 있는 작전이다. 축구계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다”라며 비꼬는가 하면 “저런 걸로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자랑하려는 건가. 그냥 미친 짓이다”라며 분노했다.

반 할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전술에 대해 “전반에 별다른 공격지점을 갖지 못해서 내린 결정이다”라면서 “상대 수비진 뒤편으로 공격진이 좀 더 많이 뛸 수 있길 원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패배로 5위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싸움에서 절대적 열세에 놓였다. 4위이자 라이벌인 맨체스터시티와의 승점차는 4점으로 2경기를 더 이겨야 역전할 수 있는 상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