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약자 조롱… 장동민 향한 분노, 이번엔 어려울 걸

입력 2016-04-11 17:54
CJ E&M 제공

한부모 가정 논란에 휩싸인 개그맨 장동민이 여자친구 나비와 KBS 2TV ‘나를 돌아봐’에서 동반 하차한다. 이번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KBS 관계자는 “장동민 나비 커플은 더 이상 ‘나를 돌아봐’에 등장하지 않는다”며 “이미 촬영을 마친 녹화분도 통 편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8일 방송부터 고정 멤버로 합류했으나 곧바로 ‘잘리게’ 됐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코미디 빅리그-충청도의 힘' 코너에서 비롯된 한부모 가정 조롱 논란 여파다. 당시 극 중 7세 소년으로 분한 장동민은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보다” “선물을 양쪽에서 받으니 재테크다” 등 대사를 던졌다.

이 설정이 뒤늦게 문제가 되면서 한부모 가정 권익단체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차가연)은 공개 항의에 나섰다. 단체는 장동민과 개그맨 조현민‧황제성, tvN 코미디빅리그 담당 PD, CJ E&M 김성수 대표를 이혼 가정 아동을 조롱한 혐의로 지난 7일 고소했다.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이 사과문을 낸 데 이어 장동민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장동민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일에 대해 책임지는 뜻으로 코미디빅리그에서 하차하겠다”며 “이로써 많은 분들의 상처를 모두 씻을 수는 없겠지만 뉘우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은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장동민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장동민의 개그는 늘 사회적인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동민은 2014년 인터넷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옹꾸라)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또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를 개그 소재로 삼은 점이 문제가 됐다. 한 사고 생존자는 지난해 4월 옹달샘 멤버(장동민 유세윤 유상무)들을 모욕죄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세 사람은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평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장동민은 발언 중간 중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게 딱 1년 전 일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